브라질에 있다보니 한국에 있었을 때랑 다른 문화가 느껴질 때가 많다.
내가 역사,사회 전문가도 아니고, 무슨 통계를 내서 정확하게 분석을 하는 사람은 더더욱 아니지만, 그래도 이리저리 다녀보고 , 사람들도 만나고 하다보면 아! 다르구나 라고 느껴질때는 분명히 있다.
그것도 개인적인 생각일뿐이지만... 혹여나 브라질에 처음오시는분들께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다 싶어 올려본다.
브라질에는 나이가 없다.
나이가 있는데, 나이에 의한 서열이 없달까?
서양권과 한국은 나이에 대한 문화가 확실히 차이가 나는데, 서양권은 에티켓문화이고 한국은 예절문화이다.
한국의 예절문화는 나이에 의해 순서가 정해지고 윗사람을 공경하고 아랫사람을 보살피는 문화인데,
그러다 보니 처음 사람을 소개받으면 나이부터 물어본다. 나이를 물어본후 나보다 위면 언어의 말부터 바뀐다.
문장의 끝이 존대어로 바뀌고, 나보다 아래면 역시 문장의 끝이 바뀐다.
우리의 문화는 전통이 오래되었는데, 옛날 단군때부터 신을 섬기고 예를 올리던 문화에서 부터, 부모에 대한 예의, 형제에 대한 예의, 아랫사람에 대한 예의, 등등이다.
신을 정성을 담아 섬기고 부모형제이웃을 신처럼 섬기던 마음이 대대손손 내려온게 예절이라는 생각이 든다.
한국의 나이에 의한 예절이 단순히 군림하거나 서열을 목적으로 한다기 보다는 이러한 인간존중에 대한 예와 감사함의 표현이 그 뿌리라고 생각되어진다.
그래서 나는 한국의 예의 예절문화가 자랑스럽다.
이렇듯 나이에 의한 문화다 보니, 회식자리를 가던 어디를 가던 자연스레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밥을 사는 경우가 흔하고, 아랫사람은 거기에 대한 감사함을 표한다.
그러다 보니 아랫사람은 자연스럽게 윗사람에 대한 예의 의미로 말을 따르거나 .. 뭐라 표현해야 할지 잘 모르겠는데..
윗사람이 무언갈 시키거나, 거기에 대한 심부름?을 하는게 흔한 일이다.
그래서 한국에서는 정확한 더치페이 문화보다는 좀 사주기도 하고 그런다.
원래 우리의 서열문화는 좋은의미로 시작되었는데..
때로는 부정적인 면이 있기도 하다.
꼰대라던지~
이 꼰대도 잘 생각해볼게...
우리 역사에 전쟁후 폐허가 되다시피한 한국을 맨땅에서 이만큼 일구어 놓을려면 그 부모님들,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얼마나 피땀흘려 일구었겠는가~ 그렇게 나이가 들어 인생을 경험한것에서 나오는 철학? 노하우? 이런것들이 분명히 있을텐데
젊은 사람들을 보면 같은 실수를 하니까 그러지 말라고 한두마디 하는게 잔소리가 되고 꼰대라고 느껴지는게 아닐까?
나도 잘은 모르겠지만..
저사람은 꼰대야~라고 외치는 사람들이 .. 꼰대인것 같다.
왜냐면 자기와 다른것을 수용할수 없는 마음이라 그런거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나이가 많든, 적든 여러가지 조건들이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때 ` 그럴수도 있겠지`이런 마음보단 `절대 않되!` 라는 고집스런 마음이나, 잘 받아들이지 못하는 마음이나, 나편한대로, 내뜻대로 하겠다는 마음이 강하면 나이와 상관없이 꼰대가 되는것 같다.
나역시도 누군가의 눈에는 그러한 사람이지 않나~ 의심해 본다 ㅋㅋㅋ
서양권의 에티켓문화는 딱히 나이에의한 서열이라기 보다는 나이와 상관없이 사람에 대한 전반적인 배려라고 느껴진다.
어디를 들어갈때 앞사람이 뒷사람배려해서 문을 잡고 있는 다던지, 다양한것들이 있는데...
다 아는것 빼고 조금 특이한 점은 브라질에선 감정의 표출도 에티켓이라고 한다는 말을 들은적이 있다.
다들 화를 잘 않내길래.. 원래 화가 없냐고 물어보니 , 아니라고 화낸다고 하면서 단지 어릴때부터 가정교육으로 자기의 감정인 화를 과도하게 직접적으로 상대에게 내지 않는게 에티켓이라고 교육을 한다고 한다.
물론 여기도 나이에 대한 배려는 당연히 있다.
버스를 타거나 지하철을 탈때 어르신이 계시면 얼른 일어나 자리를 양보한다.
언어에도 높임의 표현들이 있다.
단지 무조건 나이를 물어보고 1살이라도 차이나면 언어가 바뀌고 그러진 않는다.
브라질에선 처음 만나서 나이를 물어보면 실례다.
뭣도 모르고 나는 사람만날때마다 나이를 물어보곤 했었는데, 외국인이라 귀엽게 생각했던것 같다.
나중에 살다보니 알게 되었다.
누군가 알려주길, 항상 젊게 살고 있는데, `너 왜 내 나이를 물어보냐?` 이렇게 비매너로 느껴진다고 한다.
나이가 들어도 염색들을 잘 않하신다. 나이들어 머리카락이 하얗게 되면 그냥 이대로 예쁘다고 하신다.
또 하나의 나이없는 문화의 큰 장점은
누구나 친구가 될 수 있다.
한번은 어떤 지인이 친구에게 말하길 ` 오늘 친구랑 약속이 있어` 하길래 당연히 또래일거라고 생각했는데,
할아버지가 나오셔서 깜짝 놀랐다고 한다.
나 역시도 브라질 사람들과는 나이를 별로 인식하지 않는것 같다.
나랑 몇살 차이가 나든 그냥 친구로 느껴진다.
이름도 그냥 부른다. 빠울루씨 이러지 않고 oi paulo 안녕 빠울루! 이렇게 ㅋㅋㅋ
나이가 많든 적든 이름부른다.
한번은 어떤 한국분이 자기보다 대개 나이가 많으신 분인데 그냥 빠울루라고 부르니까 죄책감이 들어서 못 부르겠다고 ㅋㅋㅋㅋ
물론 senhor paulo 빠울루 선생님쯤 되는데 이렇게 부르기도 하는데, 처음이나 길가다 처음본 사람들이나 이렇게 부르지
일단 친해지면 쎄뇨르 빠울루 라고 하면 이상하다. 그냥 빠울루라고 부르는게 맞다.
브라질 사람들 내면에 나이서열이 없기 때문에 이렇게 불러도 전혀 무시당한다고 느끼지도 않고 , 무시하는 마음도 없다.
암튼, 이렇게 어느 나이대든 친구가 되니까... 대화가 잘 통하고.. 어느 무리에나 같이 어울려 즐길수 있다.
이점은 너무 좋은것 같다. 각자 나이에서 나오는 연륜이나 깊이가 있는데 친구가 되니까 이런것들을 편안히 공유할수 있다.
한번은 내가 `나중에 60살이 되면 너무 슬플것 같애` 이런말을 내 또래랑 얘기하고 있는데 옆에있던 65세되신 친구분이 `괜찮어 60되도 살기 좋아` 이러신다 ㅋㅋㅋㅋ. 물론 옆에 계신줄 몰랐다.
근데 이게 또 웃긴포인트가
나보다 나이 어린 한국사람이 내 포어이름 부르면 기분 나쁘다.ㅋㅋㅋ
브라질 사람들하고 있으면 나이가 없어지고, 한국사람들하고 있으면 내 내면에 나이서열이 생긴다.
한국인들끼리는 반말을 하거나 이름을 막 부르면 이것은 사회적으로 무시하는거라고 서로 알고 있다.
그래서 기분이 나쁜거다.
주변 지인들 가족들 중에 여기에 어려서 온 한국애들은 되게 혼란스럽다고들 한다.
학교가거나 사회에서는 이름도 부르고 나이가 없는데, 집에오면 나이가 있고 이름도 부르면 않되는데 어떻게 해야 되냐면서?
간단하다.
브라질 사람들 만나면 그들 문화대로 하고, 한국사람들을 만나면 우리 문화대로 하면 된다.
사회적 약속이니까 그 문화를 존중하면 되는거다.
말이 너무 길어졌는데,
한국은 따뜻한 정이 있어서 좋고, 윗사람이 챙겨줘서 좋고, 아랫사람이 대접해줘서 좋다.
브라질은 나이가 없어서 누구나 친구가 될수 있어서 사람만나기가 참 편해서 좋고, 배려받는 에티켓이 느껴져서 좋다. lady firs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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